중국의 바이두(Baidu)는 이미 자율주행 분야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했다. 바이두의 로보택시 서비스 Apollo Go'는 2024년 기준 누적 호출 건수 1,000만 회를 돌파했으며, 베이징·우한 등 10여 개 도시에서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정부 정책인데 중국은 자율주행차의 도심 테스트 구역을 대폭 확대해서 무려 자율주행 도로가 2만 2000km에 달한다. 또한 ‘사고 발생 시 형사 책임 완화’ 규정을 두어 기술 발전 속도를 높였다. 쉽게 말해서 “응, 사고 나더라도 책임 물지 않을게”로 요약 가능하다.
이처럼 미국이 기술 신뢰성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중국은 데이터와 속도 중심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샤오미(Xiaomi) 같은 후발주자조차 자율주행 관련 학회나 저널에서 상당히 자주 이름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컴퓨터 비전 학회인 ICCV에서 상당한 연구를 발표하며 기술적 깊이를 과시하고 있다.
혹자는 중국 전기차들의 사고를 내세우며 아직 한참 멀었다고 말한다. 당연히 100년 넘은 미국과 독일 기업들을 어떻게 삽시간에 바로 따라 잡겠는가?
만약에 그들이 그렇게 빨리 따라 잡혔으면 애초에 기술적 해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성장 속도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빠르다.
자율주행은 “센서의 정밀도”가 아니라 “데이터의 생태계”가 결정한다. 바이두가 데이터 확보를 위해 1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테스트하고, 테슬라가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이, 현대차는 여전히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수준의 실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포티투닷의 전략과 한계
포티투닷은 테슬라처럼 ‘HD맵 없는 자율주행’을 표방하며 엔드-투-엔드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근본적 난제가 있다. 테슬라 같은 주행은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다. 테슬라가 매일 전 세계에서 수억 km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달리, 포티투닷은 서울 중심부 몇십만 km 수준의 한정 데이터에 머물러 있다.
포티투닷은 2023년 CVPR에서 ‘3D Occupancy Prediction’ 부문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CVPR은 컴퓨터 비전 분야의 최고 권위 학회로, 이 자체로는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이 기술이 곧바로 ‘해자’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왜냐하면 테슬라가 이미 2022년 CVPR 워크숍에서 ‘Occupancy Network’ 개념을 먼저 공개했었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현재 포티투닷은 데이터 규모·운영 인프라 모두 한참 뒤처져 있다. 또한 GPU 메모리 사용량이 많은 3D Occupancy 모델은 실시간 구동을 위해 NPU 최적화 및 TensorRT 엔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포티투닷은 아직 실차 환경에서 이를 완전하게 검증하지 못한 상태다. 자율주행의 진정한 경쟁력은 하나의 AI 모델이 아니라, 모델의 신뢰성, 하드웨어 최적화, MLOps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 전반이다. 모두 잘 돼야 한다. 즉 포티투닷은 식재료(모델)는 훌륭하게 확보했지만, 조리법(통합 최적화)과 주방 운영(대규모 학습하고 배포하는 것)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현기차 살까?
기술적으로 적합하진 않다.
포티투닷은 5년 내 레벨4(Level 4, 완전자율주행 수준) 상용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현대차는 엔비디아나 퀄컴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단순 구매하는 소프트웨어 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다.
1조 원의 인수금은 사실상 공중분해되는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내부 구조의 분산이라고 본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개발은 현재 남양연구소와 포티투닷,계열사, R&D 부서 등등… 안 그래도 인력이 많지 않은데 이마저도 흩어져 있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각자 다른 신호등을 보고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데이터는 통합되지 않고, 의사결정은 느리며, 내부 정치가 효율을 마비시킨다.